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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미세 생태계

아파트 단지 주변의 박쥐 서식지 탐구

by yellow-brown 2025. 1. 20.

Apartment Complex Bat Habitats: Urban Adaptation and Coexistence

 

목차

 

1. 도심 속 박쥐, 어디서 발견될까?

도시에서 박쥐를 본 적이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박쥐가 깊은 산속 동굴이나 한적한 숲속에서만 산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박쥐는 도심 속에서도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한국에서도 여러 도시에서 박쥐가 발견되었으며, 특히 아파트 단지 주변에서 그 흔적이 포착되곤 한다. 밤이 되면 가로등 주변에서 곤충을 사냥하는 모습이 관찰되거나, 아파트 옥상이나 건물 틈새에서 휴식하는 박쥐가 발견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2022년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주민들이 밤마다 이상한 날갯짓 소리를 듣고 조사한 결과, 건물 외벽의 틈새에서 박쥐가 서식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들은 대부분 붉은박쥐(Nyctalus aviator)나 작은관박쥐(Pipistrellus abramus)로 밝혀졌으며, 도심의 높은 건물과 나무가 서식지 역할을 하고 있었다.

 

아파트 단지 주변의 박쥐 서식지 탐구

 

2. 박쥐가 도심에서 살아가는 방식

박쥐가 아파트 단지 주변에서 생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요인은 서식지 확보먹이 공급이다.

박쥐는 원래 나무 구멍이나 동굴에서 서식하지만, 도시 환경에서는 건물의 틈새, 다리 아래, 아파트 옥상 배수구 같은 구조물이 대체 서식지가 된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도심에 서식하는 박쥐의 상당수가 건물 외벽 틈새나 환기구 같은 좁은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도심에는 박쥐가 먹을 수 있는 곤충이 풍부하다. 가로등 불빛이 켜지면 모기, 나방, 파리 같은 곤충이 몰려드는데, 박쥐는 이를 효과적으로 사냥한다. 박쥐 한 마리는 하룻밤에 수백 마리의 곤충을 잡아먹으며, 이 과정에서 도시의 해충 개체수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파트 단지 주변의 박쥐 서식지 탐구

 

3. 박쥐의 생태적 가치와 도시 환경에서의 역할

박쥐는 단순한 야행성이 아니라, 도시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중 하나는 해충 조절 기능이다. 박쥐는 모기와 같은 곤충을 잡아먹으며, 특히 여름철 모기 개체 수를 줄이는 데 기여한다.

또한, 일부 박쥐는 꽃가루를 옮기거나 씨앗을 퍼뜨리는 역할도 한다. 열대 지역에서는 과일박쥐가 이런 역할을 하지만, 한국의 박쥐들은 주로 곤충을 먹는 종들이기 때문에 도시 환경에서 천연 해충 퇴치제로 기능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박쥐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지역에서는 해충 피해가 감소하고, 농약 사용량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도시 개발이 확산되면서 박쥐의 서식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건물 리모델링이나 재개발 과정에서 박쥐가 살던 틈새가 사라지고, 불빛이 밝아지면서 야행성 동물인 박쥐에게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에서는 일부 도시에서 도시형 박쥐 서식지 보호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영국 런던에서는 건물 리모델링 시 박쥐 서식 여부를 조사하고, 필요할 경우 박쥐 전용 서식지를 인위적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 주변의 박쥐 서식지 탐구

 

4. 박쥐와 공존하는 도시를 위한 노력

도시에서 박쥐를 보호하면서 공존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박쥐 서식지 보존이다. 아파트 단지 내 녹지 공간을 유지하고, 나무를 무분별하게 베지 않는 것만으로도 박쥐가 살아갈 공간을 보장할 수 있다. 또한, 건물 리모델링 시 박쥐의 서식 여부를 확인하고, 박쥐가 살 수 있는 인공 서식지를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부 도시는 박쥐 보호를 위한 **박쥐 상자(Bat Box)**를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나무나 건물 벽에 설치하는 작은 구조물로, 박쥐가 안전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시도를 적용할 수 있으며, 아파트 단지 내 공원이나 녹지 공간에 박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파트 단지 주변의 박쥐 서식지 탐구

 

5. 박쥐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박쥐는 도심 속에서 조용히 공존하는 생물이며, 인간에게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 오히려 해충을 줄이고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박쥐에 대한 편견과 오해로 인해 불필요한 제거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는 박쥐를 단순한 야행성 동물이 아닌, 도시 생태계의 일원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박쥐를 보호하는 것은 단순한 동물 보호 차원을 넘어, 건강한 도시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우리의 도시가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박쥐와 같은 미세 생태계 구성원들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