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도로 아래 그늘진 공간의 독특한 생태학

The unique ecology of the shaded space under the viaduct

 

목차

• 도심 속 미지의 생태 공간: 고가도로 아래
• 고가도로 아래에서 살아가는 생물들
• 인간과 공존하는 고가도로 아래 생태계
• 미래의 활용 가능성: 도시 생태계의 새로운 기회

 

1. 도심 속 미지의 생태 공간: 고가도로 아래

도시 곳곳에 자리 잡은 고가도로는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하지만, 그 아래 공간은 종종 방치되거나 활용도가 낮은 지역으로 남는다. 그러나 이러한 공간들은 단순한 회색 지대가 아니라 독특한 생태계를 형성하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고가도로 아래는 햇빛이 제한적으로 들어오고, 바람의 흐름이 다르며, 습도가 유지되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들은 특정 생물종이 살아가기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며, 일반적인 녹지와는 차별화된 생태계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공간에 대한 연구는 아직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해외 사례를 보면 흥미로운 발견들이 많다. 일본 도쿄에서는 한 고가도로 아래에서 이끼와 습지 식물이 자생하는 현상이 관찰되었으며,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에서는 박쥐와 도시 새들이 고가도로 아래를 은신처로 활용하는 사례가 보고되었다. 이러한 연구들은 고가도로 아래 공간이 단순한 방치된 지역이 아니라, 생물들에게 중요한 서식지로 기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2. 고가도로 아래에서 살아가는 생물들

고가도로 아래 공간은 주로 그늘지고 습한 환경을 제공하는데, 이러한 조건을 선호하는 생물들에게는 오히려 안식처가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이끼류, 양치식물, 그리고 특정한 버섯류가 있다. 이들은 직사광선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으며, 높은 습도를 유지하는 공간에서 성장하기 쉽다. 특히 공기 중 습도를 이용하는 이끼는 콘크리트 벽면이나 바닥에서 발견되곤 한다.

곤충류 또한 이 공간을 활용하는 중요한 생물군이다. 고가도로 아래의 구조물은 바람을 막아주기 때문에, 바람에 취약한 작은 곤충들이 안정적으로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바퀴벌레, 거미, 그리고 일부 야행성 곤충들은 이러한 어두운 공간을 선호하며, 먹이사슬의 중요한 일원이 된다. 또한, 특정한 종의 개미들은 고가도로 아래에서 군집을 이루며 살아가는데, 이는 외부 포식자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류 역시 이러한 공간을 활용한다. 비둘기와 참새 같은 도시 새들은 고가도로 아래의 구조물을 둥지로 이용하기도 하며, 심지어 박쥐 역시 야간 은신처로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미국에서는 일부 박쥐 종이 고가도로 아래에서 서식하며 해충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3. 인간과 공존하는 고가도로 아래 생태계

이러한 생태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도시 계획과 환경 보호 정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고가도로 아래 공간이 단순한 버려진 공간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한다면, 이를 활용하여 더욱 풍부한 생태계를 조성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일부 도시는 고가도로 아래 공간을 녹지화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Underpass Gardens" 프로젝트를 통해 고가도로 아래 공간을 녹지공원으로 조성하여 시민들에게 새로운 쉼터를 제공하면서도 생태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

또한, 이러한 공간에서 서식하는 생물들을 보호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현재 많은 고가도로 아래 지역에서 노숙 문제나 쓰레기 투기가 문제가 되고 있으며, 이는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인간과 생물이 공존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특정 공간에는 인공 습지대를 조성하거나, 박쥐나 새들을 위한 인공 서식지를 마련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4. 미래의 활용 가능성: 도시 생태계의 새로운 기회

고가도로 아래 공간을 단순히 회색지대가 아닌, 도시 생태계의 일부로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향후 도시 개발에서는 이러한 공간을 활용하여 새로운 녹지공간을 조성하고, 생물들의 서식지를 보호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해외 사례를 보면, 이러한 공간을 활용한 "도시 생태 복원 프로젝트"가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생태계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국, 고가도로 아래 공간은 단순한 잉여 공간이 아니라, 도시의 생물다양성을 증가시키는 중요한 장소로 변할 수 있다. 우리 도시에서도 이러한 새로운 관점을 바탕으로, 보다 지속 가능한 환경 조성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