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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식물이야기🥬

쑥과 쑥갓의 차이: 닮은 듯 다른 두 식물의 모든 것

by yellow-brown 2025. 5. 1.

봄철이면 장을 보다가 한 번쯤 이런 질문을 떠올려본 적이 있을 것이다. “쑥이 이건가? 아니, 쑥갓인가?” 외형도 비슷하고, 향도 어렴풋이 비슷하게 느껴지는 이 두 식물은 실제로 전혀 다른 계열의 식물이다. 이 글에서는 쑥과 쑥갓의 식물학적 차이부터, 영양소, 조리 방법, 민간요법에서의 역할까지 다각도로 비교해 본다.

쑥과 쑥갓의 차이: 닮은 듯 다른 두 식물의 모든 것 - 쑥

1. 식물학적으로 완전히 다른 종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부분은 ‘쑥’과 ‘쑥갓’은 식물학적으로 전혀 다른 종이라는 점이다.

쑥(Artemisia princeps)은 국화과(Compositae, 또는 Asteraceae)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이다. 주로 야생에서 자라며, 뿌리로 번식하고 봄에 어린잎을 채취한다. 독특한 향과 진한 맛이 특징이며, 잎의 윗면은 녹색이고 뒷면은 흰 털로 덮여 있어 회백색을 띤다.

반면 쑥갓(Glebionis coronaria)은 마찬가지로 국화과에 속하지만, 1년생 식용 채소로 주로 재배된다. 잎은 깃처럼 갈라진 모양이며 쑥보다 더 연하고 초록색이 선명하다. 봄에서 여름 사이에 노란 꽃이 피며, 꽃은 국화꽃을 닮았다.

즉, 쑥은 들에서 자생하는 야생 식물이고, 쑥갓은 주로 밭에서 기르는 채소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2. 맛과 향의 차이

두 식물은 향에서 명확하게 구분된다.

  • 은 쌉싸름하고 강한 약초향이 있다. 특히 쑥떡이나 쑥국, 쑥차 등에 활용되며, ‘향이 강한 나물’의 대명사로 통한다. 이 향은 쑥에 포함된 시네올(Cineole)과 캄퍼(Camphor) 같은 정유 성분 때문이다.
  • 쑥갓은 상대적으로 향이 부드럽고 은은하다. 특유의 청량감 있는 향이 있으며, 이로 인해 국물 요리나 샤브샤브, 전골 요리의 향긋한 고명으로 인기가 많다.

따라서 쑥은 향과 맛이 강해 주로 단독 요리에 사용되며, 쑥갓은 향을 보완하거나 감칠맛을 더하는 보조 식재료로 자주 쓰인다.

 

3. 영양소 및 건강 효능

두 식물 모두 건강에 좋은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지만, 그 구성은 다소 다르다.

쑥의 영양과 효능

쑥은 예로부터 한방에서 약초로 사용되었을 정도로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을 포함한다. 주요 성분은 다음과 같다:

  • 비타민 A, C: 면역력 강화, 피부 개선
  • 칼슘, 철분: 골다공증 예방, 빈혈 예방
  • 베타카로틴: 항산화 작용
  • 정유 성분(시네올, 캄퍼): 항염, 살균 작용
  • 탄닌: 지혈 작용

특히 여성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으며, 생리통 완화, 냉증 완화, 자궁 기능 강화 등에 효과가 있다는 민간요법이 많다.

쑥갓의 영양과 효능

쑥갓은 비교적 ‘채소’에 가까운 영양 성분을 가진다.

  • 식이섬유: 장 건강, 변비 예방
  • 칼슘: 성장기 어린이 뼈 형성
  • 엽산: 태아 신경관 형성에 도움
  • 비타민 K: 혈액 응고, 골밀도 유지

특히 정서 안정과 숙면에 도움을 준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는 쑥갓에 들어 있는 칼륨과 마그네슘 등의 미네랄 성분 덕분이다.

쑥과 쑥갓의 차이: 닮은 듯 다른 두 식물의 모든 것 - 쑥갓
쑥갓

4. 조리법과 활용법 비교

쑥 요리

쑥은 보통 봄철에 나물로 데쳐서 무침, 쑥떡, 쑥국, 쑥버무리, 쑥전 등의 형태로 소비된다. 또한 말려서 쑥차, 쑥환, 한방재료로도 널리 쓰인다.

재밌는 예로는 제주도 ‘쑥빵’이나 강화도의 ‘쑥인절미’ 등 지역 특산품으로 발전한 사례도 있다.

쑥은 생으로 먹기보다 데치거나 말려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독특한 향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좋아하는 사람에겐 중독성 있는 식재료다.

쑥갓 요리

쑥갓은 샤브샤브, 전골 요리, 된장국 고명, 비빔밥에 곁들이는 생채 등으로 많이 쓰인다. 열을 가하면 향이 약해지기 때문에, 보통 마무리 단계에 넣는 것이 일반적이다.

쑥갓은 생으로 먹는 것이 가능한 몇 안 되는 국화과 식물 중 하나이며, 일부 지역에서는 쑥갓김치도 담근다.

 

5. 오해와 혼동: ‘이게 쑥이에요?’라는 질문

장터에서 ‘쑥갓’을 보고 “쑥이네!” 하고 구매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쑥을 보고 “쑥갓이구나” 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일부 소형마트에서는 두 이름을 혼용하는 실수도 발생한다.

이러한 혼동은 한국인들에게 두 식물이 너무 익숙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문제는 효능이나 조리법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쑥국에 쑥갓을 넣는다면 향이나 맛에서 완전히 다를 뿐 아니라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쑥과 쑥갓은 정유성분부터 영양소, 생육환경, 심지어 꽃의 색과 개화 시기도 전혀 다르다. 쑥은 연한 보라빛의 작은 꽃이 여름에 피고, 쑥갓은 노란 꽃이 초여름에 핀다.

 

마무리: 두 식물의 공존과 각자의 쓰임

결론적으로 쑥과 쑥갓은 이름은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식물’이다. 쑥은 향과 약효를 중심으로 한 전통 한방 식물이고, 쑥갓은 가볍고 향긋한 채소로서 식탁에 자주 오른다.

각각의 쓰임새와 특성을 잘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봄철 식단은 더욱 풍요롭고 건강해질 것이다. 쑥은 쑥대로, 쑥갓은 쑥갓대로 우리 밥상의 자연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둘 다 놓칠 수 없는 소중한 식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