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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식물이야기

바질? 깻잎? 이탈리아와 한국의 '유사엽' 대결

by yellow-brown 2025. 5. 20.

–생김새는 비슷해도 뿌리부터 다른 식물입니다

파스타 위에 살짝 얹힌 초록색 잎, 그 향긋한 정체는 바로 바질.
하지만 한국 사람들의 눈엔 이렇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어라, 깻잎 아냐?”

사실 둘은 생김새만 비슷할 뿐, 식물학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완전히 다른 식물입니다.
오늘은 이 바질과 깻잎의 차이와 공통점, 그리고 각 나라에서의 활용법까지 비교해볼게요. 생각보다 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숨어 있답니다.

바질? 깻잎? 이탈리아와 한국의 '유사엽' 대결
바질

🌱 바질과 깻잎, 어디까지 닮았을까?

바질과 깻잎은 둘 다 꿀풀과 식물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 다음 분류 단계부터는 갈라집니다.

항목 바질 (Ocimum basilicum) 깻잎 (Perilla frutescens)
분류 꿀풀과 바질속 꿀풀과 들깨속
원산지 인도, 동남아 동아시아 (중국, 한국, 일본 등)
달콤하고 상큼, 약간 후추 느낌 고소하고 쌉쌀, 독특한 향신료 느낌
잎 모양 넓고 둥글며 가장자리가 부드러움 넓고 톱니 모양의 가장자리
 

두 식물 모두 ‘잎’을 식용으로 사용하고, 향이 강하며 초록색입니다. 이 때문에 외형상 혼동되기 쉬운데요, 향과 맛을 한 번만 맡아보면 확실히 구별할 수 있습니다.

 

🍃 향의 세계: 바질은 상쾌, 깻잎은 깊숙

  • 바질의 향은 라임과 민트, 후추의 중간 느낌.
    종류에 따라 레몬 바질, 시나몬 바질, 퍼플 바질 등 다양하게 나뉘며, 서양 요리에서 ‘상큼한 향신료’ 역할을 합니다.
  • 깻잎의 향은 한층 더 독특합니다.
    들깨 특유의 페릴알데하이드(perillaldehyde) 성분이 고소하고 진한 향을 만들어내죠.
    사실 외국인들 중에는 깻잎 향을 ‘향수 같다’며 부담스러워하기도 합니다.

바질? 깻잎? 이탈리아와 한국의 '유사엽' 대결

🍝 바질은 서양의 향신왕, 🥢 깻잎은 한국의 밥도둑

바질의 세계

  • 이탈리아 요리에서는 파스타, 피자, 카프레제(토마토+모차렐라+바질)에 자주 쓰입니다.
  • 특히 바질 잎, 올리브 오일, 마늘, 치즈로 만든 페스토 소스는 바질의 대표적인 활용법이죠.

깻잎의 세계

  • 한국에선 깻잎은 밥상 위에서 빠질 수 없는 반찬입니다.
  • 대표적으로 깻잎김치, 깻잎장아찌, 깻잎무침, 심지어 고기쌈에도 등장하죠.
  • 특이하게도 조리 없이 생으로 먹는 데 거부감이 없습니다, 향이 세지만 익숙해서죠.

이처럼 같은 ‘잎’ 향신료지만 요리에서의 역할은 완전히 다릅니다.

 

🇰🇷 깻잎 논쟁 vs 🇮🇹 바질 예찬

깻잎은 한국에서 그 특유의 향 덕분에 한식의 매운맛과 기름짐을 중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식재료 1위에 꼽히기도 하죠.
심지어 "깻잎은 동아시아권이 아니면 유통조차 어렵다"는 말도 있을 정도.

반면 바질은 전 세계 어디서든 통하는 ‘글로벌 향신료’가 되었고, 특히 미국과 유럽, 동남아시아에서도 많이 소비됩니다.

그렇다고 깻잎이 뒤처지는 건 아닙니다. 최근에는

  • "K-FOOD 붐"에 따라 깻잎장아찌를 수출하는 한국 기업이 늘어나고,
  • 비건 식재료로 깻잎을 활용한 레시피도 인기를 끌고 있죠.

 

🌍 비슷한데 이렇게 다른 이유는?

둘은 모두 기후와 식문화에 맞게 진화한 잎채소형 향신료입니다.

  • 이탈리아, 프랑스처럼 허브를 중시하는 문화권에서는 바질 같은 ‘잎 허브’가 요리의 마무리를 장식했습니다.
  • 반면 한국과 일본은 ‘장아찌’나 ‘쌈 문화’를 중심으로, 깻잎 같은 강한 향과 보존성을 중시한 채소를 발달시켰죠.

📌 기후와 음식 구조가 식물 사용법을 결정한 것입니다.

 

🍃 혹시 바질로 깻잎 요리해보셨나요?

요즘엔 한국에서도 바질이 흔히 재배되고 있고, 반대로 일본에선 깻잎의 변종인 ‘시소(しそ)’가 바질처럼 활용되기도 합니다.

때문에 일부 레시피에서는 바질로 깻잎 대체, 혹은 반대로 시도하는 경우도 생기는데요—
둘은 향의 방향성과 요리와의 궁합이 워낙 달라, 대체재로 사용하면 어색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바질 깻잎페스토, 깻잎 파스타 같은 퓨전 요리도 최근엔 종종 보이고 있어요.
이것도 글로벌 식재료 시대의 묘미겠죠?

 

📝 마무리: 바질과 깻잎, 잎의 문화를 말하다

한쪽은 햇볕과 치즈가 가득한 유럽의 식탁,
다른 한쪽은 고추장과 된장이 어우러진 한국의 밥상.
식물 한 잎이 담아낸 문화의 무게는 꽤 깊습니다.

바질과 깻잎은 겉모습은 닮았지만, 맛과 쓰임은 전혀 다른 식물입니다.
다음에 파스타를 먹거나 고기를 구워 쌈을 싸게 될 때,
그 잎의 이름과 이야기를 한 번 떠올려보세요.
그 식사가 더 특별하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