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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토리는 전 세계에 있지만, 이렇게 먹는 건 한국뿐? 1. 도토리란 무엇인가?‘도토리’는 참나무과(Quercus)의 열매를 통칭합니다. 영어로는 acorn(에이콘)이라고 하며, 북반구 온대 지역 대부분에서 자생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수리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 등의 도토리를 식용으로 이용하죠.2. 세계 곳곳에서 도토리를 먹긴 한다북미 원주민: 북아메리카의 여러 원주민 부족은 도토리를 구황식품으로 삼았습니다. 껍질을 벗기고 삶아 쓴맛(타닌)을 제거한 후, 가루를 내어 떡이나 죽처럼 만들어 먹었죠.유럽: 중세 유럽에서도 도토리는 가난한 시기에 빵이나 죽의 재료로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쓴맛 때문에 일상적인 식품으로 정착하지는 못했어요.지중해 지역: 이베리아 반도(스페인·포르투갈)에서는 도토리를 돼지 사료로 주로 활용합니다. 특히 도토리를 먹고 자란 이베리코.. 2025. 5. 27.
🍋레몬그라스에 레몬은 없다? : 향기 속 진실을 찾아서 한여름 오후, 허브티 한 잔을 마시며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은은하게 코끝을 간질이는 상큼한 향기가 기분을 정돈해 준다. 이 향기의 정체는 다름 아닌 ‘레몬그라스’다. 그런데 문득 의문이 생긴다. 레몬그라스에 정말 레몬이 들어간 걸까? 많은 사람들이 '레몬그라스'라는 이름을 보고 레몬과 직접 관련된 식물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식물이다. 이름 속에 숨은 진실과 함께, 레몬그라스가 인류의 식문화와 약용, 심지어 산업까지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 자세히 들여다보자.🍃 레몬그라스는 무엇인가?레몬그라스는 학명 Cymbopogon citratus, 벼과(Poaceae)에 속하는 다년생 풀이다. 말 그대로 ‘풀(grass)’이다. 뾰족하게 길게 자란 잎이 마치 억센 풀처럼 보이며, 열대와 .. 2025. 5. 26.
🍏 애플민트에 사과는 없다? : 허브 이름의 숨은 이야기와 향기처럼 스며든 문화 “애플민트인데, 사과 향은 왜 안 나죠?”허브를 처음 키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느껴봤을 의문입니다. 보기엔 평범한 풀인데, ‘애플’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습니다. 그런데 애플민트는 사과나무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식물입니다. 실제로 맛을 보면 사과의 단맛보다는 은은한 청량감과 풋풋한 향이 맴돌죠.도대체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요? 이 작은 풀잎에 담긴 이름의 정체, 향기의 비밀, 그리고 집에서 키우는 방법까지, 오늘은 애플민트를 통해 ‘허브 이름의 언어학’과 ‘식물의 문화사’를 들여다보려 합니다.🌱 “애플민트”라는 이름의 탄생사과 맛은 안 나는데 왜 '애플'?애플민트(Apple mint)는 꿀풀과(Menthaceae)에 속하는 다년생 허브로, 멘타 수아베올렌스(Mentha suaveolens)라는 학명을.. 2025. 5. 25.
“죽순, 아무 대나무에서 나는 게 아니다?” – 알고 먹는 식용 대나무 이야기 한식, 중식, 일식 어디서나 자주 등장하는 ‘죽순’. 쫄깃하고 담백한 그 식감에 반해 매년 봄을 기다리는 분도 많습니다. 그런데 혹시, 죽순이 진짜 대나무가 아니라는 말, 들어보셨나요?사실 죽순은 대나무의 ‘새싹’이 맞지만,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죽순은 아무 대나무에서나 나오는 게 아닙니다. 식용 가능한 특정 품종의 대나무에서만 채취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죽순의 정체, 먹을 수 있는 대나무의 종류, 죽순 요리의 문화별 차이까지 파헤쳐봅니다.✅ 죽순은 대나무의 새싹이 맞다. 그런데?죽순(竹筍)은 글자 그대로 ‘대나무의 어린 순’을 뜻합니다. 봄철이 되면 대나무 뿌리에서 땅을 뚫고 솟아오르는 연한 싹을 죽순이라 부르며, 이때 채취한 죽순은 단백질과 섬유질이 풍부해 봄철 산나물의 왕으로 꼽히기도.. 2025. 5. 24.
대나무는 풀인가 나무인가?: 대나무의 식물학적 정체와 생태적 특성 풀과 나무 사이, 대나무의 정체를 파헤치다대나무는 어디에서나 익숙한 존재입니다. 정원 담장 너머로 고요히 자라는 모습, 대숲을 스치는 바람 소리, 또는 식탁 위의 죽순까지.그런데 문득 이런 질문이 생깁니다. “대나무는 나무일까, 아닐까?” 단단한 줄기를 보면 분명 나무처럼 보이는데, 식물학자들은 대나무를 풀로 분류합니다. 그렇다면, 대나무는 왜 나무처럼 보이면서도 ‘풀’로 간주될까요?🍃 대나무는 '외형상 나무', '분류상 풀'우리가 일상적으로 말하는 '나무'는 사실 식물학적인 엄밀한 기준이 아닙니다. 일반적으로는 딱딱한 줄기(목질화)와 오랜 생존력, 높게 자라는 특징을 가진 식물을 나무로 부릅니다. 이런 기준이라면, 대나무도 나무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과학적인 식물 분류 체계에서는 '속씨식물 → 외떡잎.. 2025. 5. 23.
진짜 와사비, 드셔보셨나요? 일식집에서 초밥이나 회를 먹을 때 빠지지 않는 그 연둣빛 무침. 흔히 “와사비”라 부르지만, 사실 그 대부분은 진짜 와사비가 아니다.한국은 물론 일본 내에서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회 옆의 와사비는 대부분, 고추냉이가 아니라 서양 겨자(머스터드 가루)와 고추냉이 향 인공향료, 녹색 착색료로 만든 모조 와사비다.그러면 진짜 와사비, 즉 순도 100% 생와사비는 무엇이며, 왜 보기 드문 걸까?1. 와사비 vs 고추냉이, 같은 말일까?와사비(Wasabi, わさび)는 일본어 이름이며, 한국에서는 이를 번역하여 고추냉이라고 부른다. 두 단어는 사실 같은 식물을 가리키며, 학명은 Wasabia japonica 또는 Eutrema japonicum이다. 문제는 우리가 흔히 “와사비”라고 부르는 연둣빛 무침 대부분이.. 2025. 5.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