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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식물이야기65

🪰식충식물 시리즈(2) : 파리지옥, 식물인가 괴물인가?🪴 1. 이름부터 강렬한 ‘파리지옥’‘파리지옥’이라는 이름은 꽤 극적이지만, 이 식물의 학명은 Dionaea muscipula입니다. 그리스 신화 속 아름다움의 여신 디오네(Dione)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아이러니하게도 무시무시한 포식자에게 아름다움의 이름이 붙었죠.영어 이름인 Venus flytrap 역시 미의 여신 비너스에서 왔습니다. 곤충을 유혹하는 모습이 아름다우면서도 치명적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flytrap'이라는 말은 말 그대로 '파리 덫'이란 뜻이죠.2. 어디서 자라는가? 파리지옥의 고향많은 사람들이 파리지옥을 열대우림 같은 곳에서 자란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미국 동남부, 특히 노스캐롤라이나와 사우스캐롤라이나 일부 지역의 습지에만 자생합니다. 매우 좁은 지역에만 분포.. 2025. 5. 29.
🪰식충식물 시리즈(1) : 식충식물은 왜 벌레를 먹을까? 1. 초록 식물이 육식을 한다고?식충식물(Carnivorous plants)은 이름 그대로 곤충이나 작은 동물을 잡아먹는 식물입니다. 일반적으로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양분을 얻지만, 식충식물은 '추가 영양분'을 얻기 위해 먹잇감을 사냥합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이들이 자라는 토양이 너무나 척박하기 때문입니다.식충식물이 주로 자라는 습지, 이탄지(peat bog), 열대우림 등의 환경은 질소와 인, 칼륨과 같은 필수 무기염류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진화적으로 곤충을 분해해 부족한 질소와 인을 보충하는 생존 방식을 택한 것입니다. 다 자라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그만큼 정교하고도 영리한 방식으로 생태계에서 자신만의 niche(틈새)를 구축했습니다.2. 포획 방식도 각양각색식충식물은 단순히 먹잇.. 2025. 5. 29.
🌳 도토리는 전 세계에 있지만, 이렇게 먹는 건 한국뿐? 1. 도토리란 무엇인가?‘도토리’는 참나무과(Quercus)의 열매를 통칭합니다. 영어로는 acorn(에이콘)이라고 하며, 북반구 온대 지역 대부분에서 자생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수리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 등의 도토리를 식용으로 이용하죠.2. 세계 곳곳에서 도토리를 먹긴 한다북미 원주민: 북아메리카의 여러 원주민 부족은 도토리를 구황식품으로 삼았습니다. 껍질을 벗기고 삶아 쓴맛(타닌)을 제거한 후, 가루를 내어 떡이나 죽처럼 만들어 먹었죠.유럽: 중세 유럽에서도 도토리는 가난한 시기에 빵이나 죽의 재료로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쓴맛 때문에 일상적인 식품으로 정착하지는 못했어요.지중해 지역: 이베리아 반도(스페인·포르투갈)에서는 도토리를 돼지 사료로 주로 활용합니다. 특히 도토리를 먹고 자란 이베리코.. 2025. 5. 27.
🍋레몬그라스에 레몬은 없다? : 향기 속 진실을 찾아서 한여름 오후, 허브티 한 잔을 마시며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은은하게 코끝을 간질이는 상큼한 향기가 기분을 정돈해 준다. 이 향기의 정체는 다름 아닌 ‘레몬그라스’다. 그런데 문득 의문이 생긴다. 레몬그라스에 정말 레몬이 들어간 걸까? 많은 사람들이 '레몬그라스'라는 이름을 보고 레몬과 직접 관련된 식물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식물이다. 이름 속에 숨은 진실과 함께, 레몬그라스가 인류의 식문화와 약용, 심지어 산업까지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 자세히 들여다보자.🍃 레몬그라스는 무엇인가?레몬그라스는 학명 Cymbopogon citratus, 벼과(Poaceae)에 속하는 다년생 풀이다. 말 그대로 ‘풀(grass)’이다. 뾰족하게 길게 자란 잎이 마치 억센 풀처럼 보이며, 열대와 .. 2025. 5. 26.
🍏 애플민트에 사과는 없다? : 허브 이름의 숨은 이야기와 향기처럼 스며든 문화 “애플민트인데, 사과 향은 왜 안 나죠?”허브를 처음 키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느껴봤을 의문입니다. 보기엔 평범한 풀인데, ‘애플’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습니다. 그런데 애플민트는 사과나무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식물입니다. 실제로 맛을 보면 사과의 단맛보다는 은은한 청량감과 풋풋한 향이 맴돌죠.도대체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요? 이 작은 풀잎에 담긴 이름의 정체, 향기의 비밀, 그리고 집에서 키우는 방법까지, 오늘은 애플민트를 통해 ‘허브 이름의 언어학’과 ‘식물의 문화사’를 들여다보려 합니다.🌱 “애플민트”라는 이름의 탄생사과 맛은 안 나는데 왜 '애플'?애플민트(Apple mint)는 꿀풀과(Menthaceae)에 속하는 다년생 허브로, 멘타 수아베올렌스(Mentha suaveolens)라는 학명을.. 2025. 5. 25.
“죽순, 아무 대나무에서 나는 게 아니다?” – 알고 먹는 식용 대나무 이야기 한식, 중식, 일식 어디서나 자주 등장하는 ‘죽순’. 쫄깃하고 담백한 그 식감에 반해 매년 봄을 기다리는 분도 많습니다. 그런데 혹시, 죽순이 진짜 대나무가 아니라는 말, 들어보셨나요?사실 죽순은 대나무의 ‘새싹’이 맞지만,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죽순은 아무 대나무에서나 나오는 게 아닙니다. 식용 가능한 특정 품종의 대나무에서만 채취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죽순의 정체, 먹을 수 있는 대나무의 종류, 죽순 요리의 문화별 차이까지 파헤쳐봅니다.✅ 죽순은 대나무의 새싹이 맞다. 그런데?죽순(竹筍)은 글자 그대로 ‘대나무의 어린 순’을 뜻합니다. 봄철이 되면 대나무 뿌리에서 땅을 뚫고 솟아오르는 연한 싹을 죽순이라 부르며, 이때 채취한 죽순은 단백질과 섬유질이 풍부해 봄철 산나물의 왕으로 꼽히기도.. 2025. 5. 24.